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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1.29 대불호텔의 유령, 강화길
  2. 2022.01.09 <내가 되는 꿈> 최진영, 현대문학
  3. 2022.01.09 2022.1.15 승용
  4. 2022.01.09 2022-01-06 승주

60년전에 있었던 일을 기억해 전하는 이야기가 세가지 다른 버전으로 변주된다.

기억하는 자에 따라, 말로 옮기는 이에 따라 선량한 자와 악한 자가 뒤바뀌기도

믿고 사랑하던 신뢰의 관계가 미워하고 원망하는 인연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것이 과장이 아닐 수 있음을 알겠다고, 주억거리며 읽었다.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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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본인의 체험이 깊이 녹아 있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여성 주인공 태희는 중소도시에서 부모와 떨어져 할머니와, 이모와 함께 산다. 중학생이다.

현재의 태희는 서울에서 중소기업을 다니며 혼자 산다. 두 시점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서울/인천의 '정상가정'에서 운좋게 태어나고 자라 이제 중년의 아버지/남편/부장의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나는 그 세세한 결을 다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홀로 단단하게 서 나가려 분투하는 여성 주인공의 좌충우돌 성장서사는 제목 '내가 되는 꿈'이 시사하듯 삶이란, 내가 되는 꿈을 잃어가고/잃지 않으려 애쓰고 하며 노저어 가는 여정 임을 말하려는 저자의 뜻에는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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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5 승용

사람일지 2022. 1. 9. 12:10

승용이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조문을 다녀왔다.

승용이 아버지는 중년이후 스님으로 사셨다. 대처승이다. 그런데 영전을 보니 위패 밑에 십자가가 있고 임OO성도라고 써 있는게 아닌가. "아버님이 말년에 개신교로 귀의하신거냐" 물었더니 독실한 크리스챤인 큰누나의 뜻을 따른 거라고 한다. 현명한 판단이었겠지. 이미 세상을 뜨신분이니 그 분만 반대하지 않고 나머지 가족이 찬성했다면, 그리해야지.

승용이를 오랫만에 만났다. 지난번에 본게 2년전이던가, 이정미 선배가 국회의원 후보로 뛰던 시절에 상담과 정의당 당원 가입을 연결하느라 만났으니. 그 뒤로 전화통화만 두어번 한것 말고 오래 격조해서 서운했으리라 싶었다. 궂은 자리지만 이렇게라도 편안한 얼굴로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수없이 사업을 벌이고 잘 안되고 또 수습하고 하느라 고생 많이 한 녀석이 한 직장에 꾸준히 다니고 있는 모습도 좋았다.

승주와 만날 때 힘겹게 피했던 '모르는 이와의 합석'을 어젠 피할 수 없었다. 승용이 군대 시절 선임 두 사람이 왔다. 몇 안되는 친한 친구들과 '효율적으로' 술 마시고 팠던 승용이었으리라. 녀석이 하잔 대로 했다. 선임이라면, 의경 선임이다. 승용이를 한번도 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만나는 거라고 한다. 너무 맞는 일상을 참지 못하고 몇명을 규합해 탈영을 감행한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그건 모르는 일이었다. 들었을지도 모르겠지. 승용에겐 늘 미안한 마음이 한 구석에 있어서 그걸 잊었는지도 모르지. 그래, 승용은 그렇게 착한 아이다. 제 딸 유희한테 친구같은 아빠로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봐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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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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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6 승주

사람일지 2022. 1. 9. 12:01

자동차보험 갱신을 부탁하느라 SNS대화를 나누다 마음이 통해 즉석에서 약속을 잡고 술을 마셨다.

코로나로 사람 만나기 힘들었던 탓이겠지. 나는 잘 모르나 얼굴본적은 있을것 같다는 승주 국민학교 친구 하나가 남동구에 산단다. 내게 양해도 구하지 않고 이 녀석이 겹치기로 약속을 잡으려 했다. 셋이 보는 걸로. 정중하게, 화 내지 않고 승주한테 말했다. 그쪽에 선약이 있었다면 둘이 보거라, 나는 빠질게. 나이 먹으니 불편한 자리에 굳이 끼는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 살고 싶지 않더라, 했다.

당황한 승주가 그쪽 약속을 취소하고 둘이 마셨다. 내 요새 근황을 한참 묻더라. 혹시 신지예 사건 때문에 녹색당 당원들사이에 충격을 받는다던가,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은 일이 있었던 건 아니냐. 어릴 적엔 샌님인 줄 알았고 다 큰 다음엔 나 이상으로 개방적인 인간이 되었다고 생각한 네게서 그런 말을 듣다니 의외였다, 하고.

딴은 사건이 있긴 있었다. 꿔다놓은 보리자루 신세가 되는 곳엔 끼지 않는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 자리가 있었고, 나와 생각이 워낙 안맞는, 적당하게 친한 친구 하나와 말 다툼을 한 경험도 있었다. 그때 다쳤던 마음의 상처, 불똥이 애꿎은 승주에게 튀었겠지.

1985년에 만났으니 38년째다. 얘는 나를 너무 많이 알고 있다. 나도 그렇지만. 이젠 거의 피붙이나 진배없다. 승주 카톡의 프로필사진이 8년전이던가, 함께 지리산에 올라 찍은 사진으로 바뀌었더라. 그 순간이 승주에게나 나에게나 찬란했던 기쁨의 시간이었지.

형 얘길 했다. 승주다운 조언을 들었다. 네 눈으로 직접 보고 네 귀로 직접 듣고 확인하라고. 형이 안녕한지. 승주말이 맞다. 다른 건 핑계일 뿐이다. 이렇게 또 승주에게 빚을 졌다. 고맙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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