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5 승용

사람일지 2022. 1. 9. 12:10

승용이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조문을 다녀왔다.

승용이 아버지는 중년이후 스님으로 사셨다. 대처승이다. 그런데 영전을 보니 위패 밑에 십자가가 있고 임OO성도라고 써 있는게 아닌가. "아버님이 말년에 개신교로 귀의하신거냐" 물었더니 독실한 크리스챤인 큰누나의 뜻을 따른 거라고 한다. 현명한 판단이었겠지. 이미 세상을 뜨신분이니 그 분만 반대하지 않고 나머지 가족이 찬성했다면, 그리해야지.

승용이를 오랫만에 만났다. 지난번에 본게 2년전이던가, 이정미 선배가 국회의원 후보로 뛰던 시절에 상담과 정의당 당원 가입을 연결하느라 만났으니. 그 뒤로 전화통화만 두어번 한것 말고 오래 격조해서 서운했으리라 싶었다. 궂은 자리지만 이렇게라도 편안한 얼굴로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수없이 사업을 벌이고 잘 안되고 또 수습하고 하느라 고생 많이 한 녀석이 한 직장에 꾸준히 다니고 있는 모습도 좋았다.

승주와 만날 때 힘겹게 피했던 '모르는 이와의 합석'을 어젠 피할 수 없었다. 승용이 군대 시절 선임 두 사람이 왔다. 몇 안되는 친한 친구들과 '효율적으로' 술 마시고 팠던 승용이었으리라. 녀석이 하잔 대로 했다. 선임이라면, 의경 선임이다. 승용이를 한번도 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만나는 거라고 한다. 너무 맞는 일상을 참지 못하고 몇명을 규합해 탈영을 감행한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그건 모르는 일이었다. 들었을지도 모르겠지. 승용에겐 늘 미안한 마음이 한 구석에 있어서 그걸 잊었는지도 모르지. 그래, 승용은 그렇게 착한 아이다. 제 딸 유희한테 친구같은 아빠로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봐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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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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