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2024-02-15

사람일지 2024. 3. 20. 17:15

김민은 국민학교, 중학교 동창이다.

국민학교 시절에 반이 달랐지만 친했다. 학교는 동암역, 우리집은 제물포역, 그는 주안역. 아침 저녁으로 전철에서 만났다. 통학생 특유의 공감대를 느꼈으리라. 그날 얘기해보니 전학생 특유의 공감대도 있었다. (나는 4학년, 그는 6학년에 전학왔다)

중학 시절엔 함께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멀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그날 얘기해보니 그는 진혁이의 절친이었다. 진혁, 차승희, 김민, 조재정. 주안5동 패거리들이었더라.

우연히 연락이 닿아서 그를 2월 15일에서 만났다. 우리 동네 단골집 가매전에서 진혁과 함께 셋이.

87년 봄에 졸업하고 처음이니까 37년만이었다. 예전과 달라진게 별로 없는 전화 통화속 그의 목소리가 반갑고 따뜻해서 보지 않고 지냈던 긴 세월이 염려되지는 않았다. 다만 그의 직업이 조금 걸렸지, 공무원.

강산이 세번도 더 바뀐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난 민이는, 좋았다. 말과 눈빛이 상냥했고 제 힘을 과시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다행이었다. 지방 근무하는 아내를 둔 그는 아이 둘이 자라는 동안 양육을 주로 도맡았다고 한다. 아하, 살림하는 남자라서 저렇게 상냥했구나.

녀석의 손을 잡고 뺨을 한번 쓰다듬으며 말했다. '네 얼굴을 보고 네 말을 들으니 네가 잘 살았다는 걸 알겠다. 참 좋다'.

그는 내게 말했다. '세상에 친구 둘 꼽으라면 진혁이랑 너다. 반갑다'.

과찬도 자연스럽게 할 정도로 상냥한 녀석이어서 나온 표현이었겠지만. 좋은 자리가 선물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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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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