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들> 이혁진, 민음사.
<누운배>와 <사랑의 이해>를 거쳐 그의 세번째 작품을 또 읽었다. 흥미롭게도 이번에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은 건설현장이다. 애초부터 극악하게 나쁜 인간은 없다. 좀 더 이윤을 남기기 위해, 손해를 덜 보기 위해, 어차피 반복되는 일상이고 기대할게 없는 미래,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끝없이 타협하고 무지르고 패거리를 이루는 게 세상살이다. 가끔 그 틈바구니에 짓눌려 사람이 죽어나가도 대개 모른척한다. 그 죽음을 모른척할 수 없어 판을 깨고 제가 부서지더라도 울림을 주는 사람도 있지만.
<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한겨레출판
<지구 끝의 온실>을 읽은 지 얼마 안되어 다시 읽은 김초엽. 데뷔작보다 작년에 더 주목받은 그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SF라는 형식을 띄고 있지만 그의 소설에는 일관되게 장애인-여성-소수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저력이 놀랍고 탄탄한 과학지식이 바탕이 되는 솜씨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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