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목소리를 삼키기 위해 눈을 감고 숨을 골랐다. 나의 호흡소리와 보아뱀의 숨소리가 조금씩 엇갈리다가, 차츰차츰 하나로 겹쳐졌다. 많은 밤들 동안 우리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 누군가와 함께 지낸다는 건 삶의 리듬을 맞추는 일이다. 숨소리를 맞추고, 발걸음의 폭을 맞추고, 생각의 속도를 맞춘다. 재촉하지 않고 기다리고, 불안해하지 않고 뒤따라간다. 모자라면 채워주고, 넘치면 덜어준다. (286쪽)
'독서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든 것은 빛난다> 휴버트 드레이퍼스/숀 켈리, 사월의 책 (0) | 2020.03.26 |
---|---|
<슬픈 짐승>, 모니카 마론 (0) | 2020.02.18 |
<디디의 우산>,황정은 (0) | 2020.01.07 |
히가시노 게이고, <비밀> (1) | 2019.03.20 |
<핑거 스미스>, 사라 워터스, 열린책들, 2016 (0) | 2018.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