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목소리를 삼키기 위해 눈을 감고 숨을 골랐다. 나의 호흡소리와 보아뱀의 숨소리가 조금씩 엇갈리다가, 차츰차츰 하나로 겹쳐졌다. 많은 밤들 동안 우리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 누군가와 함께 지낸다는 건 삶의 리듬을 맞추는 일이다. 숨소리를 맞추고, 발걸음의 폭을 맞추고, 생각의 속도를 맞춘다. 재촉하지 않고 기다리고, 불안해하지 않고 뒤따라간다. 모자라면 채워주고, 넘치면 덜어준다.    (286쪽)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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