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의 원작소설. 책과 영화를 모두 섭렵한 친구의 권유로 읽었다. 

케이블 방송에서 틀어주던 영화를 앞부분만 여러차례 보다 잠든게 여러번이다. 이정재와 김태리, 김민희가 스타카토 처럼 경쾌한 목소리로 음모를 꾸미는 도입부가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1부는 쉬 진도가 나가지 않았는데,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19세기) 런던의 풍물에 대한 묘사와 인물들에 대한 서술방식이 익숙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다. 아가씨의 세 주인공이 자꾸 떠올라, '그렇고 그런 이야기겠구먼, 뒤에 또 뭐 새로운 이야기가 있을라고'하고 큰 기대를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인공 수가 모드 대신에 정신병원에 갖히는 결말로 1부가 마무리 된 것이 충격적이었다. 뭐야 이거. 세상에. 완전히 뒤통수 맞았네. 큰 기대도 없었으므로 그 어떤 스포일러에도 노출되어 본 적이 없었던터라 더 놀라웠다. 그 때부터 읽는데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2부는 동일한 이야기를 또다른 주인공 모드의 시점에서 풀어가는 완전히 같고도 다른 이야기다. 수와 모드의 감상과 느낌은 기이하게도 닮고도 달랐다. 왜 그런지 그 비밀은 3부에서 비로소 풀리게 되는데, 나는 이런 스토리를 창조해낼 수 있는 인간의 위대함에 놀라울 뿐이었다. 저자 이름, 사라 워터스란다.

3부에서는 모든 사건과 줄거리가 수렴된다.  사랑은 불타올랐다가 배반당하고, 내 것인줄만 알았더니 함께였으며, 탄생과 죽음이 나란히 온다.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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