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키여행을 떠난 아내와 딸이 탄 버스가 절벽에서 추락했다. 아내는 죽고 딸은 겨우 목숨을 건졌다. 그런 줄 알았다. 아내의 영혼이 딸의 몸에 빙의했다. 딸의 육체를 가진 아내와 함께 살게 된 남자의 딜레마. 내가 사랑하는 저 이는 아내인가 딸인가.

- 대가의 소설답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전개와 문장. 이 동화같은 설정을 편견없이 받아들이게 만든다. 그러고는 막판에 놀라운 반전. 판타지로 빗대어 생각하게 만드는 복잡한 현실의 많은 문제들. 이를테면.

- 사랑한다는 건 무엇인가. 그이의 정신을 사랑하는 것을 뜻하나. 그이의 육체는 그저 고귀한 정신을 담는 그릇일뿐인가. 그것이 가능한가. 사랑하지만 안을 수 없어서 나는 외롭고, 그런 저이가 다른 파트너(로 보이는)와 함께 있는 모습만 봐도 질투로 숨이 넘어갈 듯 괴롭다.

- 육체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이룰 수 없는 순간 등장한 다에코. 하지만 그녀의 존재에 열정이 살아나는 걸 느껴도 나오코를 배신할 수는 없는 것. 결국 다에코는 자위할 때 상상속 섹스파트너의 존재로 머물 뿐.

- 다시태어난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묻는 이야기. 공부도 운동도 최선을 다하는 다시 태어난 나오코-모나미의 모습.

-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405쪽) : 운전기사 오가와의 비밀과 반전. 그 길에 목숨을 바친 결과 새롭게 피어나는 사랑. 오가와의 전부인이 이쓰미를 돕게 되다.

- 마지막 반전의 의미. 딸로 돌아온 것처럼 연기한 나오코? 자신이 꿈꾸는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아빠-남편에게서 온전히 독립할 수 있어야 함을 깨달았던 것. 그래서 헤이스케에게는 잔인하지만 '딸'로 변신하기로 결심. 실행. 나오코는 이기적인가? / 헤이스케는 그냥 희생한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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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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