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충고가 곧 상대방을 돕는 행동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건전한 상식의 소유자로서 이런 견해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우리는 충고라는 사치를 만끽하려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삶부터 돌아봐야 할 것 같다. 내가 인정할 수 있는 좋은 충고란 자신과 이웃에게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뿐이다. 누군가에게 충고를 건네고 싶다면 상대방이 자신의 삶을 얼마나 의미 있게 생각하는지부터 알아볼 일이다. 만약 당신이 그런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면 충고할 자격이 없는 것이고 그런 삶을 살고 있는데도 상대가 당신을 좋은 충고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두 사람은 충고를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닌 것이다. 어느 쪽에 해당하건 당신은 침묵해야 한다. 앞으로는 충고의 대가들이 제멋대로 남의 인생을 재단하기 전에 먼저 거울을 주의 깊게 들여다봤으면 좋겠다.  (205쪽)

 

새 직원이 며칠 일하다 그만두면 다들 말이 많아졌다.

"나이를 그렇게 쳐먹고 그것도 못 버티나?"

"이런 일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하지? 나중에 봐봐. 몇 놈이나 한 달 버티나"

나는 그들을 판단하고 싶지 않다. 조롱을 감수하면서 맞지 않는 일을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을 나는 진심으로 존경한다. 내가 보기엔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인간을 삐뚤어지게 만든다. 내가 경멸하는 사람은 황소 심줄 같은 끈기를 지닌 사람들이다. 참고 참아서 끝내는 어디선가 한자리 꿰차는 사람들. 그러니 너희들도 인생의 절반을 무의미한 일을 하며 살라고 권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 비하면 중도포기자들은 언제 어디서고 "이제 그만!" 이라고 외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라 해야겠다. 참을성 좋은 사람들은 체면이니, 부모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명분에 충성을 다하는데, 세상을 어둡게 만드는 건 여지 없이 이런 부류다.   (234쪽)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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