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 세권. 이현우의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은 50쪽 가량 읽다 포기했다. 이현우가 어려운 건지, 지젝이 어려운 건지, 지젝은 다음 기회에 다른 입문서를 통해 만나보기로 하고, 일단 포기.
<마녀의 한 다스>, 요네하라 마리 저, 이현진 역, 마음산책, 2007
눈여겨 보던 작가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처음으로 읽었다. 동시통역사로 일해온 저자의 관점은 거칠게 정리하자면 '문화상대주의'인데,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깊이있고 따뜻한 시선을 가진 그를 함부로 OO주의라고 치부할 수 없겠다. 기대만큼 좋았다. 훌륭했다.
<오아후오오>, 김영래 생태소설, 생각의 나무, 2010
'오아후오오'는 19세기에 멸종한 새의 이름이다. 하와이 제도에 속한 오아후 섬 고유종으로서 아주 고운 깃털을 가졌던 새. 이 책의 부제는 "사라지는 것들에 붙이는 이름"이다. 오아후오오는 그 상징이다.
김영래의 책은 한 10년전 쯤, 문학동네에서 냈던 <숲의 왕>을 본 적이 있다. 아마도 <오래된 미래>와 스콧니어링을 막 읽으며 생태주의에 눈을 뜨던 시점이었을 것이다.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않지만, 장편대중소설에서 생태주의 관점을 의도적으로 투영하여 쓴 소설이라 특이하게 여겼던 것 같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어 재미도 있었다.
만만찮은 두께와 그 세월동안 저자가 쌓아올려왔을 필력탓에 이번 책은 쉽게 읽히지 않았다. 두권의 시집을 낸 저자의 이력답게 우리말을 잘 살려 쓴 곱고 아름다운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몸이 피곤하고 마음도 여유가 없는 탓인가, 곱씹어야만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을 텐데 그저 줄거리만 따라가고 말았다. 아쉬운 독서였다.
<과학으로 풀어보는 음악의 비밀>, 존 파웰 지음, 장호연 옮김, 뮤진트리, 2012
세권 중 가장 신나고 즐겁게 읽었던 책이다.
음악에 제법 듣게 된 후 늘 궁금했다. '왜 장조는 활기찬 느낌이 나고, 단조를 들으면 슬픈 느낌이 드는 거지?" 음대를 졸업한 마누라도 심리학이나 물리학을 연구했던 건 아니었으므로, 답을 주지 못했다. 풍물과 우리 가락 맛을 조금 본 다음엔 또 궁금했다. '도레미파솔라시도와 피아노 검은 건반은 도대체 누가 정한거야? 음 높이야 내기 마련일텐데 왜 꼭 그 정해진 높이로만 작곡을 하는 거지?' 혹은 '이것 봐라, 우리 전통가락을 서양식 음계에 대입해보면 도레미솔라라고? 신기하다'
놀랍게도 이 책에는 이 모든 궁금증에 대한 답이 속시원하게 들어있었다. 영국인인 저자는 작곡과 물리학을 동시에 전공한 학자였다! 단조의 비밀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저자의 답은 이랬다. "단조의 음계는 장조에 비해 불완전하고 곡이 완료되지 못한 느낌을 주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음악가들은 슬프고 우울한 분위기의 곡을 만들때 단조를 사용했으며 우리는 그걸 '학습'해온 거다"
서양음악의 12음계는 '평균율'이라 칭하는데, 이 음계는 대수학자 피타고라스부터 시작해서 수 많은 과학자들의 참여와 토론을 거친끝에 확정된 것이다. 따라서 현대음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느정도의 과학적인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10년간은 이 책을 뛰어넘는 음악입문서는 나오기 어렵다'는 역자의 찬사가 과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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