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속전속결, 군사작전 하듯 쾌속진행했던 OO대학 기숙사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지난주에 완료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몇가지 뼈아픈 실수, 현장에서 배운 시공팁 메모.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교훈. 학생과 봉급쟁이의 차이.
젊은 학생은 실수가 당연하고, 실패에서 교훈을 찾으며 성장한다.
젊지않은 월급쟁이도 실수가 당연하나, 거듭되는 실수는 허용되지 않는다. 제가 성장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결과물로 말하면 끝나는 거다. 결정적인 실패가 반복된다면, 돌아오는 건 해고다!

1. 전기공사 중요사항 누락
1) 휴게실 TV안테나 연결단자 설치를 체크하지 못했다.
핑계가 있다면 학교에서 지정해준 전기업체가 있었고, 공사범위에 대해서도 전기업체와 학교가 나를 거치지 않고 직접 협의하는 구조였다는 거다. 내심 알아서 하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다.
휴게실 벽면 중 인테리어가 들어가는 벽면에 공사 후 TV설치가 된다는 걸 알고 있었으므로, 당연히 최종 마감이 되기 전에 TV단자의 위치를 확인했어야 했다. 놓쳤다.
오늘 통화에서 일이 터졌다.
나는 우물쭈물했고, 사장님께도 정확한 정보를 드리지 못해 말 실수를 하게 만들었다. '결정적 실패'가 발생했다.
만약, 전기작업자가 진짜로 깜박하고 벽을 덮었던 거라면 큰일날뻔 했다. 다행히 연결단자만 붙여놓지 않았단다.
 
2) 휴게실 기존 벽면 콘센트 확인 누락
마지막으로 현장 점검할 때 발견. 마감을 따로 하지 않은 기존 조적벽에 붙어 있는 2구 콘센트 3개가 불통이었다.
식겁하여 전기 불렀다. 작업자 曰, "원래 있던 거니까 당연히 되는 거라 생각하고 확인안했지뭐~"
휴. 그래 내 책임이다. 원래 관리자란, 직접 몸을 놀리지 않고 현장을 노려보는게 임무이므로.
이놈들, 분전반을 확인해보니 'OFF'상태인 3상 차단기에 물려 있다. 스위치를 올려보니 전기가 들어왔다.
스위치에는 '지단 환기팬'이라고 용도가 적혀있다. 시설팀에 확인해보니 그냥 스위치 올리고 쓰시란다.
천만 다행이었다. 만약 올리면 안되는 스위치였다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사용을 포기하거나, 지저분하게 몰딩을 몇 미터 돌리거나. 했을터였다. 결정적 실패 2가 될 뻔했다.

전기 - 모든 내용을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 벽체/천정을 덮기 전까지 배선과 동작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2. 자재발주 사고
1) 목공자재
석고보드 200장 주문, 46장 반납
MDF 9T 40장 주문, 20장 추가 주문, 15장 반납
다루끼 13단 주문, 5단 반납
투바이 12단 주문, 3단 반납
=> 원인 :
복잡하지 않은 구조를 만들때 의외로 석고보드 로스는 적게 발생한다.
모서리 마감 부위는 석고보드보다는 MDF를 사용한다. 파손 위험이 있어서 강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MDF는 결국 5장 추가한건데, 20장이나 추가했던 이유는 칼라유리 부착면까지 포함해버렸기 때문이다. 물량산출을 처음에 잘 해놓고 나중에 다시 헤맸다. 휘유.
다루끼가 적게든 이유 : 천정보강시 철골자재 사용, 천정루바 제작시 MDF로만 제작.
투바이가 적게든 이유 : 가로지름대 반영.

2) 데코타일
- 장판 가격을 잘못 넣다. m당 단가를 평당단가로 잘 못 알아들었다. 원가가 8천원인 것을 5천5백원을 넣었다. 재료비만 계산했다면 150만원 적자를 본 것이다. 공사규모가 컸기에 망정이지.
-> 가격정보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내가 공사를 하는 이유를 짚는 단계에 해당한다. 가격정보를 장악하고 있어야 시공사와던, 발주자와던 금액협상이 가능하다.
- 계단 시공문제. 디딜판 290, 챌판 180 내외였다. 합이 470. 타일사이즈가 470이었으므로 재수 좋으면 한장으로 가능하고, 재수없으면 두장 들어갈 판이었다. 상재사 담당자와 미리 통화하길, "약간 모자라는 건 논슬립으로 커버하자". 내게 전달했다고 하나 숙지하지 못했다. 결국 전체 계단의 절반정도는 로스없이 시공하고, 나머지 절반정도는 두배 로스가 발생했다. 예상 자재보다 2%가 더 들어가기도 했다.
 -> 현장조건에 따라 재단 방법이 달라지고, 재단 방법이 바뀌면 자재 로스 양은 천차만별이다. 직사각형으로 붙이는 시공이 아니라면 자재로스가 예상되는 장소를 미리 예측하고 사전에 시공방법에 대해 작업자와 협의해야 한다.

3) 도배물량 계산 착오
- 4시반쯤 끝나야 정상인 도배작업이 8시에 끝났다. 이유는
첫째, 현장조건을 미리 정확히 전달하지 않았다. 휴게실 루버 사이사이 도배에만 반품이상 들어갔다.
둘째, 막판에 자재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서 추가하느라 기다렸다.
다행히 담당자 퇴근전에 자재를 발주해고, 퀵이 바로 연결되었기에 망정이지, 큰일날 뻔했다.
퀵 비용이 추가 발생한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곧 돈인 기술자 4명의 시간을 많이 잡아 먹을 뻔 했던 것이다.
-> 천정 단차가 나는 곳, 돌출 부위가 유난히 많은 복도인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으며,
    폭 계산을 안하고 정물량*가중치 방식으로 뽑으면서 여유치도 부족하게 두었다. 이렇게 하면 망한다.!!!
    도배지는 언제나 부담없이 반품 가능한 품목, 항상 여유있게 발주할 것!!


3. 목공
1) 실 위치 변경 파악 못함.
최초 도면에서 좌우가 바뀌었다는 설명을 듣고 최종 확인을 하지 않았다.
좌우가 바뀌면서, 내 딴에는 mirroring이 되는 거라 생각해버렸다. 실제는 moving이었다.
먹줄을 튀겨놓고 벽을 치기 시작하는 날 아침 다행히 사장님이 오셔서 체크할 수 있었다. 사단이 날 뻔했다.

2) 알판 위치 미리 설명하지 않아 불필요한 작업 하게 만듬.
이것도 핑계가 있기는 있다. 아주 명석하고 말씀도 교수님처럼 잘 하시는 목공반장이 오셨기 때문이었다.
목공 첫날 아침, 이분의 태도, 작업지시서를 꼼꼼히 설명할 마음이 안 들게 만들었다.
"당신이 알아서 잘 보고 하슈~"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게 문제였다.
현장을 보고 작업 내용 하나하나를 체크해야 가장 바람직한 작업순서를 선정할 수 있고, 최선의 작업배분이 가능한 법이다.
더구나, 알판 위치가 내 머릿속에서조차 헛갈린 상태였으므로, 목공이 끝나면 바로 들어와야 할 샤시 프레임 길이가 잘못 지정될 뻔 했다. 두번째로 사단이 날 뻔한 상황이었다.

먹줄치기 - 먹줄대로 시공 들어가면 돌이킬 수 없다. 공사 초반 가장 중요한 단계다. 핵심정인 정보를 머릿속에 넣고, 도면과 먹줄을 비교해보며 일일히 입회해야 한다.

3) 철거로 비게 된 천정 보강하여 막기
각재와 석고보드로 치수에 맞게 재단하며 죽죽 나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은 시간이 걸린 공정.
천정면은 1cm씩 단차가 지도록 나오면 안되므로, 당연히 원래 경량철골 천정이었다면 보강도 경량철골로 가야 한다.
미리 생각하지 못해 천정철골재 파는 곳 찾느라 2시간이나 낭비하다.

4) 목공으로 세우는 칸막이 벽에서..
석고보드 가로폭이 90cm이므로, 경량스터드와 마찬가지로 2*4 각재도 450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역시 경량스터드와 마찬가지로 세로 구조체만 정확히 선다면 굳이 가로지름 구조체를 쓰지 않는다.
이걸 물량에 넣어서, 2*4 각재가 너무 많이 남아 버렸다.

5) 목공 칸막이 벽에 방화문 설치하기
시공노하우. 문틀 좌우에 미리 2*4 각재를 타카&우레탄폼으로 단단히 고정해 놓는다. 폼 양생이 끝난다음에는 미리 붙여놓은 각재에다 못질을 하면 되므로, 아주 쉽게 설치할 수 있다.


4. 창호/유리
1) 난방배관이 매립된 바닥을 굴착하여 힌지 설치하기
철거만 전문이지 연약한 엑셀관에 대해서는 아무런 경각심이 없는 철거팀에 바닥 까달라고 부탁했다 엑셀관 하나를 빵구내다. 다행히 설비가 들어와 있는 기간 중이어서 쉽게 해결했지만 역시 큰일날뻔. 즉시 물을 잠그지 못했다면 아래층 천정까지 물이 탈 뻔했다.
플로어힌지 정사이즈 (300*160) 사방 3cm 정도 여유치를 두고 까내되, 굴착 위치에 따라 엑셀관 처리를 요령있게 할 것.
 -> 엑셀관은 20cm 간격으로 매립. 힌지의 깊이가 55mm이므로, 미장이 두꺼운 곳이라면 엑셀관을 힌지 아래로 묻으면 되고, 엑셀관이 휘어지는 코너부분이라면 주변을 좀더 여유있게 파낸후 옆으로 밀어 묶으면 된다.

2) 칼라유리 붙임을 위한 목공 밑작업.
-유리는 휨이 거의 불가능한 자재다. 따라서 바탕면은 완전 평면을 만들어 두어야 하고, 사방은 최대한 정확한 직사각형을 이루어야 한다. 여유치는 유리사이즈 +5mm. 약간 뜨는 건 실리콘 코킹으로 해결할 수 있다.
-> 이번 공사의 경우 미장 마감된 천정이 물결치는 수준. 위 모서리 마감을 목공으로 하지 않았다면 아주 보기싫게 나올 뻔 하다.
-> 유리 사방으로 판재를 켜서 붙여주는 것이 최선이다.


5. 데코타일
1) 바닥 평탄도와 오염의 상관관계
되게 오래된 건물이다. 당연히 바닥의 평탄도가 나빴다. 데코타일 시공 후에 보니 곳곳에 모서리가 들떠있었다.
다니면서 계속 밟아주었건만, 너무 많은 공종의 작업자가 본드가 채 굳기전에 밟고 다니는 바람에 들뜬 모서리가 붙기는 커녕 틈새로 삐져나온 접착제가 묻어나 엉망으로 오염되었다.
하나의 공종에서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다음단계 공종에 영향을 주는 법. 이번엔 데코타일시공과 준공청소였다.
청소팀이 바닥에 덕지덕지붙은 본드자국을 수세미질로 지우느라 고생을 많이 했던 것이다.
-> 넓은 면적을 시공할 때, 특히 바닥 평탄도가 나쁠 경우 본드로 인한 오염이 생기지 않는지 점검하고, 타일 시공자에게 주의를 줄 것!!

2) 타일 그라인딩으로 단차해결
계단실과 복도가 만나는 곳, 습기로 들떠 부분철거한 면과 덧시공면이 맞닿는 부위에는 단차가 생긴다.
여기를 어떻게 해결하는고, 했더니 그라인더였다.
그라인더. 정말 모든 공종의 작업자가 애용하는 막강 전동공구다.
단차가 지는 부분이 빗면이 되도록 끄트머리 데코타일을 갈아내는 것이다. 데코타일 두께는 3MM 밖에 안되므로, 별 티가 안난다.

3) 두가지 톤의 타일을 곡선으로 맞붙게 시공하기
원이면 쉽다. 각목 같이 길고 휨이 없는 부재를 컴퍼스로 이용하여 선을 그으면 된다.
그런데 원이 아닌 자유곡선은? 복도를 맡았던 작업조는 자신없다며 손을 들고 포기했다.
경험많은 다른 작업반이 들어왔다. 탄성이 좋은 긴 부재를 이용하여 해결했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곡선이 나올 때까지 여러번 위치를 조정해가며 쫄대를 휘어 모양을 만든 후, 쫄대의 양편에 콘크리트 못을 쳐 고정시킨다. 모양이 다 나오면 연필로 선을 긋는다!


6. 인테리어 필름 시공
이번엔 대부분 알판 작업이었다. 알판의 폭을 얼마로 할 것인지는 미리 목공단계에서 잘 결정해야 한다.
자칫하다가는 목자재와 필름자재에 엄청난 로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폭을 700MM로 했다 치면, MDF고 필름이고 무조건 1폭씩 들어가게 된다.
판재도 1200MM 폭이고, 필름도 1200MM폭이다. 이 안에서 최대한 해결하도록 간격이 나오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그러고보니, 필름 폭이 1200MM인건 다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네..
감아도는 두께와 줄눈 폭으로 30MM가 들어가고 좌우로 여유치가 있어야 하므로, 필름 사장님이 권하는 최선의 알판 폭은 550MM다. 그래야 원단 1폭에 알판 두 폭을 집어넣을 수 있다.


7. 미장
환갑을 넘긴 솜씨좋은 미장기술자가 오셨다. 경력이 30년이란다.
손이 고와 면이 바르고, 눈매와 말씨도 고운 분이었다. 나도 저 연배에 저런 얼굴과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면! 하는 부러움이 생길 정도. 2시쯤 일이 끝났지만 어쨌거나 하루품삮을 받아야 했으므로, 자신의 일을 다 마치고도 미안해서 이 일 저 일 거들어 주시다 가셨다. 그 덕택에 플로어힌지 고정 작업 시간을 1시간 이상 단축할 수 있었다. 휘유~
몇가지 팁 메모
 - 미장 작업 면적이 작더라도 래미탈만 준비하면 안된다. 시멘트가루가 항상 들어가므로, 늘 알시멘트 1포는 챙겨놔야 한다.
 - 미장면에도 '바탕만들기'가 선행되어야. 미장밥이 걸릴 수 있는 턱이 필요하다. 데코타일은 경계가 매끈해야 하지만, 미장은 경계에 턱이 있어야 한다.
 - 빈 공간을 채우는 미장을 할 때 벽돌을 적절히 사용해야. 힘을 받는 모서리 경계에는 당연히 벽돌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벽돌이 싸다.  그렇다고 잡석을 채워버리면 나중에 하자의 원인이 될 수 있다.


8. 누수사건
객실 한 곳 천정에서 3일에 걸쳐 누수가 발생했다. 첫날은 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가끔 한두방울씩 물이 떨어졌다.
둘째날은 바닥에 물이 튄 흔적이 보였다. 세쨌날은 천정에서 가장 낮은 부분 - 전등 타공 자리와 창틀 틈으로 물이 사정없이 샜다.
천정 전체와 창틀 쪽 벽면 상부 전체에 물이 스며 벽지가 못쓰게 된 건 물론이다.
호텔 시설파트를 불렀다. 건물 내 외부를 확인해봐도 원인파악이 안 되었다. 이날 새벽에 비가 와서 빗물로 인한 누수를 의심해봤으나, 비 갠 후 건물 외벽은 아주 말끔했다. 옥상 바닥도 해당 실 윗부분은 높은 곳이라 물이 고일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의심이 가는 건 딱 하나.. 물이 스미기 시작했던 그날, 벽을 뚫는 작업을 우리가 했는데, 그게 의심이 되었다.
드릴로 천공을 하던 중에 벽 속에 매립된 급수 동배관을 망가뜨린게 아니냐는 말이었다.

'그럴수도 있겠군요'나는 휘둘렸다. 이날 오후에 사장님과 시공자 오사장을 불렀다. 천공을 하고 설치한 파티션 주변에 물 흔적이 없었다. 천공부위에서 물이 새 나왔으면 당연히 바닥으로 물이 흘렀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점검구로 천정속을 봐도 주변 벽면은 너무 멀쩡했다.

결국 이튿날 의심부위 벽을 까보고 원인을 찾았다. 배관 노후로 인한 크랙. 자칫하면 누수로 인한 피해 보수를 우리가 몽땅 뒤집어 쓸 뻔한 상황이었다. 타일공과 도배공을 불렀다면 내 인건비의 절반정도를 날릴만한 돈이 들었을 것이다.

 -> 공사 중 까마귀날자 배떨어지는 식의 하자/사고는 늘 발생할 수 있다. 내 눈으로 원인을 파악하기 전까지는 쉽사리 우리 책임이라고 인정하면 안된다. 손해도 손해지만 시공자에게 누를 끼치는 일이요, 우리 시공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9. 준공청소
거울 페인트 자국 제거 / 필름& 샤시 위 풀자국 제거 / 바닥 잔 쓰레기 곳곳 방치 / 데코타일 본드 자국
등의 이유로 이틀 후 재작업했다. 나는 OK했었는데.
한번 OK했으면 일 끝나고 딴소리하면 안된다. 그 다음부턴 내 말이 안먹힐 터이니. 이미 그렇게 되어버렸다.

-> 어쨌건 재작업을 한다는 건, 서로가 손해나는 일이다. 따라서 최종 결재권한이 없는 내가 할일은 OK사인을 아주 신중하게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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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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