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없는 사회>

독서일지 2010. 6. 12. 09:39
이반 일리히 저, 박홍규 역.

상경 형과 술마시다가 저 이름을 언급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 재작년엔가 읽었던 호이나키의 저서에서도 중요하게 언급되었던 이름 이반 일리히. 게다가 번역자 박홍규. 이 조합을 확인하고서 지체없이 빼들었다.

그러나 책을 빌려읽는 것의 한계. 반납기한을 의식해야 하고 밑줄을 치거나 메모하는 게 불가능하므로, 차분이 책 상에서 필기구를 두고서 읽을 조건이 안 되면 어렵게 쓰여진 책들은 잘 진도가 나가지 않는 법. 이 책. 좀 난해했다.

왜 박홍규가 또 이 책을? 의아했으나, 그가 오래전 썼던 스페인의 교육 순교자 페레르의 전기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마라>를 떠올려보면, 아나키즘-교육에 일관된 관심을 기울여왔던 연장선에 있었던 것이었다.

밑줄 몇 군데.

지금은 누구나 교육하면 학교교육을 생각하고 언제나 있어야 하는 필수사회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20세기 이전까지는 사회생활속에서 배웠다.
일리히는 멕시코 등 남미인들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이 익살을 떤다. "미국 사람들이란 그렇게도 많은 학교를 필요로 할 정도로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들뿐인가?" "미국사람들은 그렇게도 많은 약을 필요로 하니 모조리 크게 병든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다리병신이거나 약할 것이다. 왜냐하면 마치 그들은 갓난아기 처럼 언제나 차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교육에 장애물이라고 주장하는 일리히 주장은, 병원은 건강에 장애물이며, 교통수단은 이동에 장애물이고, 교회는 신앙에 장애물이고, 교도소나 경찰은 사회정의실현에 장애물이며, 군대는 독립에 장애물이며, 과당노동은 창조에 장애물이고, 정당은 민주정치에 장애물이며, 언론기관은 의사소통에 장애물이고, 국가의 언어교육과 언어정책에 의해 국민의 언어능력은 쇠퇴하며, 근대화가 빈곤을 없애기는커녕 빈곤을 근대화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집안 일을 함께 해야 할 토요일 아침, 눈치가 보이니 생각을 정리해 글로 써 넣는것이 어렵다. 포기하자. 휴.

꼭 한번 읽어 볼 책. 저자가 일리히 사상의 총론적 작품이라 일컫는. 자율적 공생을 위한 도구.
한국어 번역 제목 《성장을 멈춰라》(이한 역, 미토, 2004)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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