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독후 메모.

<퀴즈쇼>, 김영하.
단편은 잘 기억나지 않고 최근 그가 쓴 장편 소설 두권을 아주 인상깊게 읽었다.
구한말 하와이 이주노동자로 태평양을 건넌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창적인 해석으로 만들어낸 <검은 꽃>, 수십년간 암약해온 고정간첩의 변절과 선택을 SF적인 감각과 추리소설같은 빠른 진행으로 경쾌하게 다룬 <빛의 제국>.
참으로 입담이 좋으나 가볍지 않고, 진지하나 풍자의 멋을 구사할 줄 아는 작가..
이번 소설을 읽으며 그의 역량에 새삼 탄복하게 되었다.

<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 조경란.
아마도 불란서 안경원이던가, 단편을 읽었던 적이 있었고 장편을 읽고 싶어 빼든 책이 별로 안 좋은 선택이었다.
의도적으로 보이는, 절망적으로 고독한 상황속의 주인공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속에 전생퇴행 체험까지 경험하며 해답을 찾아가는 이야기. 이런식의 독법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다 읽고 나서 이 책을 썼던 당시 지은이의 나이를 다시 따져보게되었다.
69년 생. 나보다 두살 위. 2001년에 쓴 소설이니 그의 이십대 후반의 고민을 삼십대 초반에 정리한 작품이지 싶다.
그래서 이런가보다 싶었다.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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