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훈과 더불어 눈여겨 보아오던 '책벌레' 이권우의 단행본을 드디어 읽다.
종횡무진하는 인용, 유려한 글솜씨에서 과연 만만찮은 내공이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다.

독중 메모. 1) 저자의 추천 도서,  2) 왜 책을 읽어야 하는 지에 대해.

"글을 볼 때는 모름지기...... 마치 칼이 등 뒤에 있는 것처럼 해야 한다"
"맹장이 병사를 운용할 때 단 한 번의 진으로 온 힘을 다해 끝까지 싸우는 것처럼"
"책 읽기란 마치 과일을 먹는 것과 같다. 처음에 과일을 막 깨물면 맛을 알지 못한 채 삼키게 된다. 그러나 모름지기 잘게 씹어 부서져야 맛이 저절로 우러나고, 이것이 달거나 쓰거나 감미롭거나 맵다는 것을 알게 되니, 비로소 맛을 안다고 할 수 있다"              - 주자

책 읽기는 이종범이다. 그가 최고의 야구선수가 된 것은 잘 때리고 잘 잡는 야구 기술에 더해 '빠른 달리기'라는 모든 스포츠의 기본기를 가장 잘 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요구에 응하는 '눈에 보이는 때리고 잡기',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꿈꿀 수 있게 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정보 홍수 시대에 가치 있는 정보를 걸러내는 능력은 책읽기에서 길러진다. (45쪽)

책 읽기는 러셀의 자서전이다. 러셀이 자서전에서 밝힌 자기 삶의 세가지 기둥은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었다고 한다. 세 기둥을 내 것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책읽기다. 책은 남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곧 사랑을 가르쳐준다. 책은 지식을 획득하는 데 가장 좋은 매체이며, 연민의식을 키워 준다. (48쪽)

고전이란 거인이다. 인류의 지성들이 갈고닦은 사색의 결과물이 하나로 합쳐 있는 것이다. 그것을 타야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그것에 올라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 있다. 그것에 기대야 비로소 느끼는 것이 있다.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고전이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만이 고전을 읽을 수 있다. 지적 유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고통의 근원을 제거하고자 하는 사람만이 고전을 읽을 수 있다. 고전은 권유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72쪽)

이 시대에도 왜 여전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는 힘을 키우려 해서이다.

<러셀 자서전 상, 하> 사회평론 간 / 중앙도서관 보유

<역사와 계급의식>, 루카치 / 거름 / 개정판 23000원

<내 아이를 위한 일생의 독서계획>, 저우예후이 / 바다출판사 / 2007

<전작주의자의 꿈>, 조희봉 / 함께읽는 책 / 2003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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