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관찰하고 또 관찰하고, 사막에서 단식도 해보고, 명상이나 종교적 체험에 가까운 시도까지 해보았지만, 바위 위의 도마뱀, 하늘을 나는 매, 햇볕 아래 말라죽은 돼지보다 더욱 근본적인 실체를 접해 보지 못한 것 같다. 돌을 들춰 보면 또 돌이 나오고 양파의 껍질을 아무리 벗겨 봐야 특별한 것이 나오지 않는다. 외형이 실체이다. 우리들 대다수는 겉모양으로 족하다. 시간을 뛰어넘는 불멸을 갈구하기를 제발 그만두고, 할 수 있는 동안 우리에게 주어진 이 멋진 지구를 즐겨라. 당신은 내게 저기서 냇물을 건너려고 드레스를 걷어올리는 미녀가 실은 유기 에너지의 일시적 소용돌이에 불과하다고 말하려는가? 거기 앉아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당신의 자유다. 좋다, 당신은 근본적인 우주에 대해 사색하라. 나는 그 미녀와 사랑을 나눌테니까. 형이상학은 개에게나 던져 주어라. 나는 산속의 사자가 자기 영혼이 어떻게 될까 걱정되어 큰 소리로 울었다는 이야기를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 (15쪽)

그들이 필요한 곳은 오솔길이다. 일단 우리가 자동차의 진입을 불법화하고 또 도로 건설을 그만둔다면 많은 사람들이 걸을 수 밖에 없게 될 것이고, 그 사람들에게는 리더가 필요할 것이다. 다만 모험심이 많은 소수는 늘 자기들끼리 가기를 바랄 것이다. 그들을 막아서는 안된다. 그들에게 위험을 무릅쓰고, 길을 잃고, 햇볕에 그을리고, 표류하고, 익사하고, 곰에게 잡아먹히고, 산사태에 생매장당하라고 하라. 그것은 모든 자유로운 미국인의 권리요 특권이다. 그러나 나머지 다수, 야외활동에 서투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움과 지도, 안내를 필요로 할 것이고, 또 그것을 환영할 것이다. (116쪽)

그것은 평정으로 이어지는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분명히 나는 여전히 혼자였다. 다시 말해서 내 주위에 다른 사람이라곤 없었고 지금도 여전히 내 옆엔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런 장엄한 경치 한가운데 앉아서 앨버커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 순간에는 인간적인 모든 것은 하늘과 함께 녹아서 산맥 너머로 사라져 버리고, 인간은 자기 자신보다 더 좋은 친구를 찾을 수 없고 또 필요하지도 않다는 느낌이 찾아들었다. (176쪽)

사막은 물이 부족한 것이 아니고 아주 적당하게 있을 뿐이다. 물과 바위의 비율, 물과 모래의 비율이 적당하게 유지됨으로써 식물과 동물, 집과 마을, 도시의 간격이 충분하게 유지된다. 그럼으로써 건조한 사막이 미국의 다른 지역과 아주 다른 곳이 될 수 있다. 이곳에 도시를 세우려고 하지 않는 한 이곳은 물이 부족하지 않다. 그리고 이곳은 도시가 있어서는 안될 곳이다. / 물론 개발업자의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한결같이 물이 너무 부족하다고 불평한다.... 그들은 성장을 위한 성장이 암적인 미친 짓이며 피닉스와 앨버커키의 인구가 배로 늘어난다고 해서 그 도시들이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들은 확장만을 추구하는 경제체제가 인간적인 모든 것에 역행한다는 사실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221쪽)

우리가 미국 국민들을 억누르는 독재정권을 수립하려 계획한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수적일 것이다.

1.인구를 대도시 지역에 밀집시킨다. 그래야 그들을 철저하게 감시할 수 있고 소요사태가 일어날 경우 폭격과 방화와 가스 공격, 기관총 난사로 불순분자들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2. 농업을 최대한 기계화하여 흩어진 농장 및 목장 인구를 도시로 이주시킨다. 자급자족할 수 있는 주민들은 자연환경으로부터 격리시키지 않는 한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3. 경찰과 정규 군사조직만이 총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총기 소유를 제한한다.

4. 인구증가를 부추기거나 최소한 억제하지 않는다. 밀집되어 사는 사람들이 흩어져 사는 개인보다 지배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5. 징병제를 계속 실시한다. 정부의 권위에 기꺼이 복종하는 태도를 젊은이들에게 심어주는 데 군사훈련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6. 외국과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사회 내부의 심각한 갈등으로부터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한다.

7. 그물처럼 짜여진 통신망과 항공노선, 고속도로망으로 전국을 뒤덮는다.

8. 황야를 없애버린다.

터무니 없는 공상이요 호소력 약한 항의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것은 모두 반세기 전에 냉정하고 명석한 한 시인이 도로가 끝나는 캘리포니아의 해변에서 예견했던 것들이다. (227쪽)

        => 저자의 기준을 대입해보면 대한민국은 이미 완벽한 독재정권이다.

탯줄을 끊는 느낌, 그것이 바로 우리의 느낌이었다. 자지러질 듯한 독립의 기쁨, 우리는 원초적 의미의 자유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었다. 도시에 오랫동안 갇혀 있던 사람이 자연의 품에 돌아와 맛보는 기쁨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당국'이 황야를 아스팔트와 저수지 밑에 질식시켜 버리려고 그렇게 애를 쓰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들의 삶과 모든 썩어빠진 제도가 그들이 하는 일에 의지하고 있다.  (260쪽)

황야는 사치품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에 꼭 필요한 필수품이다. 그것은 물이나 빵처럼 우리 생명에 필수적이다. 문명이 얼마 남지 않은 야생의 세계, 원시의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생명의 원천과의 고리를 끊어 버리는 것이며 문명 자체의 원칙을 배반하는 것이다. (280쪽)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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