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건축'분야 서가에 편하게 읽을 만한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 감동이었다.
스콧니어링의 <조화로운삶>의 상당부분은 그가 돌집을 짓는 이야기에 할애되는데 거기에 견줄만하다. 다만, 정호경 신부가 이 책을 쓴 목적은 그와 같이 '살림의 집'을 짓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데 있었기에 집을 설계하고 짓는 다양한 과정을 아주 소상하게 소개한 점이 다르다.

인테리어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며, 여러가지 공종이 어떻게 되고 가능한 짧은 시간내에 일머리를 깨우치려 애쓰는 요즘, 내겐 아주 좋은 읽을 거리가 되었다. 무엇보다 의, 식, 주, 교육, 의료로 꼽는 5대 생활의제 중 하나에 내가 종사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집생활운동'이 필요함을 역설한 그의 先覺이 놀랍다.

책 뒤표지에 있는 그가 책을 쓴 이유가 글이 참 좋았다.


사람살이에 꼭 필요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밥을 짓고 밥을 먹는 '밥생활', 옷을 짓고 옷을 입는 '옷생활'
집을 짓고 집에 사는 '집생활'입니다.

사람은 자동차나 컴퓨터 없이는 살 수 있어도 밥과 옷과 집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가장 소중한 이 세가지가 온통 병들어 있습니다. 위기를 넘어서 파국이라는 느낌입니다.
아직은 어린 싹에 불과하지만 밥생활운동과 옷생활운동은 20,30여 년이 되어가고 있고 다행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집을 살리자는 이 땅이 '집생활운동'은 아직 움도 트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참다운 우리집'을 손수 짓겠다고 마음먹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참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엄두를 잘 못내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이야기책을 쓰기로 했습니다.
지난 5년동안 농사일 틈틈이 집짓기를 손수 해온 체험을 이야기하면, 그 소중한 분들 안에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일깨우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겠다 싶어서입니다.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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