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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인들이 꼽은 2007년 대표 인문학자 강명관 교수의 책을 드디어 읽다.
가벼워보이는 책, 특히 책 전체가 체계를 이루는 공을 들인 것이 아니라 여러개 작은 글을 묶고 엮은 책들은 어지간하면 사서보지 않는다는 나름의 기준 때문에, 그간 미시사 또는 문화사로 분류될 수 있는 근세 역사서들. 잘 팔리는 추세는 눈여겨 지켜보고 있었지만 돈 주고 사서 본 적은 없었다.
하여, 비교 판단할 잣대가 없으나, 조선왕조실록과 주류가 아니었던 고서들을 뒤적여 조선의 역사를 만든 인물들에 대해, 그들의 행적에 대해 새로운 평가를 일구어내는 작가의 내공과 솜씨가 탄복할 만 했다.

흥미로왔던 것은 '개혁군주'라 알려진 정조의 수구보수성과, 그 점으로부터 조선 몰락의 징조를 읽어낸 저자의 눈썰미라니.
제목처럼, 조선에도 무수한 책벌레들이 있었다. 대개 비슷하다. 책 벌레들은 책을 비판적으로 읽는 내공이 어느새 쌓이게 되고, 넘쳐나는 생각과 아이디어를 수많은 노트로(붓질로!) 기록한다. 기록과 메모가 쌓이고 쌓이면 스스로 체계를 갖추게 되고. 드디어 독자적인 사고 체계를 만들게 되면 비로소 하나의 사상이 되고 책이 되는 것임을. 새삼 배우다.
내 책읽기의 편협함과 나태함을 생각하며.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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