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열외인종잔혹사>를 읽고 반했다. 열외인종은 이 사회의 별볼일 없는 모든 직업군과 계층을 뜻하는 표현인데 그들의(우리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잔혹하고 희망이 없는지, 읽는 내내 킥킥거리며 서늘했다.
내처 <망루>를 읽었다. 용산참사의 소설버전이라 할 만하다. 어떤 평자는 21세기의 <사람의 아들>이라고도 했다. 무교회주의를 실천하는 전도사인 저자의 이력과 주인공-전도사-의 고뇌가 겹쳐 읽히기 때문일터.
지난주말에 미추홀 신간코너에서 이 책, <기억의 문>을 발견하고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대출했다. 일단 재미있다. 마치 영화 <베테랑>에서 느낀 쾌감을 다시 맛보는 듯했다. 열외 인종 - 심지어 <기억의 문>의 주인공은 젊은 탈북 여성이다! - 이 돈 많고 권력 쥔 자들에 고개숙이지 않고 때리고 부수고, 기어코 추하고 냄새나는 음모까지 까발겨내는 장면들이 짜릿했다.
작년에 한동안 정유정에 취해 있던 적이 떠올랐다. 주원규, 남자 정유정이라 할만하다.
오늘 출근하면서는 빌어왔으나 읽지 않는 책 두권을 그냥 반납해버렸다. 언어학 논문집 하나, 머리 아플 것 같은 독일 소설 하나.
당분간은, 정신을 쏙 빼놓는 소설 밖엔 읽지 못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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