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지지 않고>
미야자와 겐지(1896~1933)
비에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않고
눈보라와 여름더위에도 지지않고
튼튼한 몸으로 절대 화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웃는 얼굴로
하루 현미 너 홉과
된장과 나물을 조금 먹고
모든 것을 자기계산에 넣지 않고
들판 소나무 숲 그늘
조그만 초가 오두막에 살아
동쪽에 병든 어린이가 있으면
가서 간호해주고
서쪽에 고달픈 어머니가 있으면
가서 그의 볏단을 져다드리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가서 무서워 말라고 위로하고
북쪽에 싸움과 소송이 있으면
쓸 데 없는 짓이니 그만두라 하고
가뭄이 들면 눈물을 흘리고
추운 여름*에 허둥허둥 걸으며
모두한테서 멍텅구리라 들으며
칭찬도 듣지 않고
괴로움도 끼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 ‘추운 여름’이라 표현한 것은 미야자와 겐지가 살던 지역에 여름 냉해가 심하여 농작물을 다 망쳐버리는 일이 잦아서 ‘추운 여름에 허둥지둥 걷는다’는 표현이 나왔다고 합니다
존경하는 이계삼 선생의 밀양 미니팜 협동조합 소개글 (http://cafe.daum.net/dure-madang/LWcm/474) 에서 발견한 시.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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