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의 지겨움

사람일지 2012. 11. 16. 09:27

한참 학교 인테리어 설계중이다. 학교 책임자들하고 회의를 하고 돌아온 우리 회사 임원이 전한 말 :

 

"K학교 가서 보세요. 아주 훌륭해요. 그정도는 해 주셔야 합니다"했단다.

 

K학교는 5억원에 1개 층 인테리어 했다. 이 학교는 3억에 3개층을 해야하는 프로젝트다. 뭐냐 이거?

거기다가, K학교 사진을 보니 가관이다. 교장실 옆 벽에 대리석을 쳐발라놓았고, 멀쩡한 천장 뜯고 멋은 나지만 유지관리는 아주 힘든 카페모양 동그란 입체 천장을 만들어놓았다.

 

우석훈이 옳다. 생태는 미학의 문제다.

 

하나더.

 

학교 인테리어에서 요새 특별실에 많이 집어 넣는게 롤 스크린이다. 실사 인쇄가 가능해서 인테리어 효과도 있고 햇빛도 차단할 수 있어서 암막커튼대신 많이 쓴다. 가격까지 저렴하니.

그런데 이 K교, 롤 스크린이 하나도 없다. 자세히 보니 교실창에 덧대어 햇빛과 통기를 100%차단할 수 있는 나무 창을 만들어 대었다. 꼭, 북유럽 카페 필이다.

그런데, 이 창문을 닿아놓으면 암흑이라 평소에 수업을 불을 켜고 하고 있다. 이건 정말 뭐냐.

 

즉, 이 K교 아이들은 지하실과 같은 환경에서 햇빛도 못보고, 신선한 공기도 못마시고 수업을 해야 한다. 알량한 학교 책임자의 우습지도 않은 미적 감수성, -으로 포장한 탐욕스런 돈지랄과 과시욕 때문에 -

 

그 책임자, 이제 10,20년 살고 돌아가시겠지만, 애들이 무슨 죄냐.

 

 

난, 오늘도 밥벌이를 위해

 

그 X같은 책임자가 시키는 대로 우스꽝스런 인테리어 설계를 한다., 제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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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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