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참석한 인천녹색당 모임. 난생처음 '채식부페'에도 가보았다.
나를 포함 넷이 모였다. 한명은 중학 시절부터 채식을 실천한 이, 또 한명은 나처럼 직장 동료눈치보느라 타협해서 페스코 채식을 하는 이, 다른 하나는 녹색당원이 된 것을 계기로 채식에 관심을 갖게 된 이, 그리고 나.
녹색당원들과 만날 때 좋은 점은, 나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고 그로 하여 느끼는 어려움이나 양심의 고통도 공유할 수 있는 벗들이라는 거다. 편안했다.
불편한 점은 - 이 점이 매력이기도 한데 - 너무 젊다는 거다. 나를 뺀 셋이 동년배였다. 이십대 중후반.
어설픈 구석도 있으나 어설퍼도 실행으로 바로 연결되는 나이다. 노땅들은 쫓아가기 힘든 강점. 무엇보다 이 친구들은 연둣빛이다. 생명력이 있다. 이른바 '88만원세대'에 정확하게 해당하고 그 무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조건을 저마다 가졌을 터이지만, 저마다 스스로 좋은 뜻을 가꾸어 왔고, 그 좋은 힘으로 서로를 알아보고 만난 셈이다. 참, 보기 좋더라.
학교에서건 사회에서건 강력하고 조직적인 리더십에 익숙한 내게 서툴지만 강하고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우리'를 만들어가려고 하는 이 젊은 친구들은 새롭고 참신했다.
'왜 녹색당인지 확신을 줄 수 있는가' 묻던 S형께 내가 머리로 먼저 드렸던 답은 탈핵의 절실함과 독일 녹색당의 성공사례 정도였다. 내가 생각해도 그건 설명이지 확신을 담은 선동이 되지 못한다.
조심스럽게, 이날 모임에서 내가 받은 느낌에서 확신의 실마리를 본 것 같다.
음.. 이제 이런 '관전평'류의 감상은 쓰지 말아야겠다. 한발 빼고 바라보는 관찰자연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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