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증폭사회> 김태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

IMF이후 우리 사회에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도입되며, 한국사회는 불안과 공포에 점령당한 상태다, 불안의 원천은 이런거다 :이기심, 고독, 무력감, 의존심, 억압, 자기혐오, 쾌락, 도피, 분노.
(프로이트의 제자들인) 심리학자들은 개개인들이 겪는 고통과 좌절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특히 그의 어린시절에 형성된 특정한 경험과 기억에서 찾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일면만을 보는 처방이다. 사회적인 원인에서 비롯되는 고통 - 불안과 공포는 그 해법을 찾을 때도 사회적 처방이 나와야 한다. 그것은 바로 공동체의 회복이다.

거칠게 요약해본 줄거리. 나 또한 불안과 분노를 항상 어느만큼은 떠안고 살고 있는 것 같고, 이 책을 따라가다보면 그 비밀을 파헤쳐볼수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음... 책은 어렵지 않았고, '불안'과 '공포'를 키워드로, 아홉가지 심리코드를 하위 키워드로 오늘을 사는 한국인들의 마음속 풍경을 보여주려는 시도도 성공적인 것 같다.
어렵지 않고 간명하게 개인/사회를 나누어 정리정돈해서 설명하는 방식이라서, 오히려 내 기대는 충족되지 못했다.

날개에도 굳이 강조해서 쓴 저자의 약력. 원래 고대 심리학과에 입학했다가 사회운동을 하다가, 나이 먹고 다시 심리학을 했다는 대목이 흥미로웠는데 그는 이 이력에 꽤나 자부심이 있어 보인다. 본문 여러 대목에서 그의 사회운동 경험이 소개가 되니까.
그런데 뭐랄까, 문체에서 NL냄새가 난다. 에둘러가지 않고 직접화법, 실명비판을 하는 건 좋은데 복잡한 대상을 너무 단순화시켜버리는게 아닌가 싶은 것이다. 이를테면 "한국사회에 건전한 준거집단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안정치세력이 등장하면 한국인들은 그 대안세력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결집할 것이고, 준거집단의 신념과 가치관으로 무장할 것이다"와 같은 서술이 종종 나타나는데, 이런 진술은 저자도 인정하다시피 "그런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알지만 그걸 누가 어떻게 하노"와 같은 비판을 바로 맞닥뜨릴 수 밖에 없다.

선명한 건 좋지만 단순화는 오류나 폭력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

Posted by 나무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