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의 저자가 지은 '지구온난화 충격 시나리오'.
그냥 막연한 상상도가 아니라, 부지런한 지은이가 열심히 그러모은 최신의 과학성과와 수많은 통계와 연구, 가설을 인용하여 만든 책이라 신뢰가 간다. 1도가 올라갈때마다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를 디스토피아를 그린 SF영화를 보는 것 처럼 생생하게 묘사하여 충격적이다.
이 책을 평가절하했던 광우형의 의견에 동의하진 않지만, 기후학이나 지구온난화의 과학적 동인에 대해 특별한 전문적 관심이 있는 이가 아니라면, 참을성 있게 읽어내긴 쉽지 않겠다. 워낙 많은 양의 가설과 인용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구성을 이룬 탓에.
한권 두고,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듯. 아,. 이 책의 마지막 두장, '6도 상승'과 '우리가 선택할 미래'는 생생하고 아주 유익한 챕터다.

다음은 본문 메모.

* 각 장 속표지에 나오는 요약문 모음

- 1도상승 :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작은 동식물들이 슬며시 멸종한다. 미국의 대평원을 비롯한 기존의 곡창지대들이 파멸하고 식료품 값의 국제적 상승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기 시작한다. 흙을 붙잡아줄 식물이 줄어들면서 모래폭풍이 내륙 곳곳을 유린한다. 산호초가 붕괴되고 극지대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여, 저지대들과 섬나라들이 침몰한다. 하지만 이는 단지 모든 재앙의 시작이다.
- 2도 상승 :
비를 동반하는 몬순 기후의 성격이 변하면서 초거대 가뭄이 발생한다. 더위에 지친 노인들이 수력발전소의 가동중단으로 정전된 집에서 죽어간다. 농업은 붕괴되고 실직한 사람들에게는 물 한병 사마시는 것도 고통이다. 높은 산의 빙설 같은 수원의 고갈로 물 또한 귀중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북극 항로가 열리지만, 미래의 인류는 북극곰이 보고 싶으면 반드시 동물원에 가야한다.
-3도 상승 :
더위로 인해 인간 생존의 한계점에 도달했다. 저수지의 물이 증발하고, 굶주림과 거주지의 사막화가 곳곳에서 빈발한다. 건조해진 아마존 우림지대에 사상 최악의 화재가 발생, 숲 전체가 전멸한다. 해안 지역은 '슈퍼허리케인'에 파괴되고, 열대 지역은 벌레들에게 점령된다. 뜨겁고 메마른, 혹은 침수된 지역의 주민들이 식량과 살 곳을 찾아 대 이동을 개시하고, 가난한 나라의 고통받는 사람들과 '원인을 제공한'부유한 나라의 사람들이 갈등한다.
-4도 상승 :
거대한 제방이나 방벽도 소용없이, 바다에 면한 모든 지역이 수몰되고 불어난 바닷물에 생활터전을 잃은 수억 명이 피난길에 오르기 시작한다. 해안 지역 파멸에 따른 경제력 손실과 사회불안 때문에 재건은 고사하고 난민이 된 사람들을 부양하거나 새로운 거주구역을 건설하는 일마저 요원하다. 한국에서도 강수량이 4분의 1정도 늘어나지만 육지의 기온도 상승하여 땅이 건조하다. 비교적 시원한 북쪽 지역사회가 피난 온 남쪽 사람들로 붐비면서 법과 질서가 무너진다.
-5도 상승 :
지구를 둘러싼 가뭄의 띠가 확산,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도 건조대에 편입된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분출되고 이로 인해 해양사면이 붕괴되어 거대한 파도를 동반한 쓰나미도 발생한다. 국제 무역 시스템은 소멸되고, 자본시장도 붕괴하면서 대공황이 일어난다. 북극권을 확보하려는 중국과 미국이 러시아와 캐나다를 침공하고, 식량과 물을 확보하려는 생존자들간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진다.
-6도 상승 :
갑작스런 심한 온실 상태에 적응하는데 실패한 동식물이 죽어간다. 해수면이 뜨거워져 바닷물의 흐름과 순환이 중단되고 메탄하이드레이트 구름이 폭발할 때마다 그 밑의 생물이 증발한다. 죽은 동식물의 사체가 썩으면서 유독한 황화수소도 발생한다. 오존층은 완전히 파괴, 지표면에 방사되는 자외선의 양이 크게 늘어난다. 바야흐로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대멸종이 진행된다.

* 이난은 지구 전체 광합성 생산력의 40%이상을 써버림으로써, 나머지 자연은 너무 덥거나 너무 춥거나 너무 깊은 곳에서 근근히 살아가도록 만들었다. 자연의 방어기제를 크게 무너뜨린 것이다.
* 제임스 러브룩 '이중의 파국' - 원자로의 안전시스템을 불능화시킨 다음 열을 높인 체르노빌 원전 엔지니어처럼, 우리는 가장 필요할 때 숲을 베어버리고 바다를 오염시킴으로써 지구의 열 조절 시스템을 불능화했다.
* 지구 시스템은 언제나 균형을 찾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인간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너무 높으면 온실효과가 가속화되어 위험학, 너무 낮으면 얼어붙는다. 하여 탄소수준이 너무 떨어지면 생명체들은 탄소를 배출하는 경향을 보이고 너무 높아지면 흡수한다.
백악기 때 살아 있는 탄소 처리통의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조개껍질이 쌓여 만들어진 아열대 바다 밑 거대한 탄산칼슘 퇴적층. 석회암 30m 만들어지는데 1백만년 걸린다. 탄소격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또한 식물의 성장. 전세계에서 발견되는 백악기 석탄층이 탄소를 담아두었다. 다량의 탄소는 또한 석유에 고정되었다. 바다 플랑크톤이 썩어가 짙은 유기물 진흙 층을 이루고, 지질학적과정으로 요리되어 압착되어 저장된 것이 바로 석유다.
이는 지구의 생명이 오래전 위험스럽게 높은 이산화탄소 수치를 낮춰 지구 온도를 견딜만한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애쓴 결과. 그 결과 중 맣은 양이 지금 태워 없애고 있는 바로 그 탄소다. (화석연료라는 말이 그냥 나온게 아니다) 문제는 인류가 탄소를 다시 꺼내놓는 속도가 격리시켜온 속도보다 1백만 배 빠르다는 데 있다.
백악기에는 그래도 따뜻한 온도 속에 식물과 공룡들이 번성하지 않았느냐고? 그 기후가 진화한 것은 대단히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다. 지금 백악기 수준으로 갑자기 따뜻해진다면, 기다리는 앞날은 대멸종일 뿐이다.
- 인간과 같은 작은 존재가 지구처럼 거대한 것에 정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지금 규모를 한번보자. 숨 쉴 수 있는 공기는 고작 머리위 7천미터 높이까지다. 지구 곳곳에 모든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비행기, 발전소, 보일러가 가동되는 지를. 위성사진으로 보면 지구 곳곳에 불을 밝히고 있는 게 나온다. 이런 속도로 화석연료를 태우는데, 기후가 변하지 않고 정상이라면 오히려 놀라운 일일 것이다.
* 2도 상승은 아마존 붕괴/토양의 탄소배출을 유발하는 티핑 포인트. 이것을 넘기면 금새 4도 상승으로 접어들고, 그 단계에서는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 융해, 메탄하이드레이트 분출로 6도 상승으로 급진전된다. 문제는 2도 상승으로 붙잡는 것.
*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는 380ppm 이것은 이미 1도 상승으로 피할 수 없다. 2도 상승으로 자븡려면 400ppm으로 농도를 묶어야 한다. 그러려면 2015년까지는 배출량 정점에 도달해야 한다. 즉, 지금까지의 기후정책은 매우 가망이 없다는 것이다.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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