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6. 06. 27
나무72
2016. 6. 27. 14:20
외롭다.
뜻을 함께하는 벗들과 맺은 관계의 망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점처럼 흩어진,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들은 몇몇 있다.
'관계의 망'속에 더이상 살고 있지 못하다는 걸 느낀다.
오래 전에 남은 망 마저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커다란 나'의 일부임을 느끼고 커다란 나 또한 내가 일부임을 느끼는 든든함이 이젠 없다.
동료가 없다.
사무실에서 일하건 현장에 나가서건
매순간 만나는 이들은 끝없는 갑을의 연쇄에 걸쳐있는 사람들뿐이다.
'우리'라는게 없다.
외롭다는 건, 거대하고 차가운 세계를 혼자 대면해야 한다는 걸 자각하는 공포다.
두려움은 몸과 마음을 긴장시킨다.
긴장이 오래 지속되면 병이 될 터이다.
암담하고 고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