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대안
주민증 없으면 국민도 아닌가
나무72
2009. 12. 16. 13:54
나는 주민등록증이 없다.
말랑말랑하게 코팅된 옛날 주민증은 있었지만, 99년 플라스틱 주민증으로 바뀔 때
만들지 않았다.
주민증을 만들면서 열손가락 지문을 찍고, 이것을 데이터베이스로 등록하는 것은
국가가 공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범죄자를 추적하거나 할 때 지문정보는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은 곧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겠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전 세계에서 모든 국민들에게 강제로 열손가락 지문을 찍게하여 국가전산망에 등록하는 나라는 내가 알기론 우리 나라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이런 제도가 없는 다른 나라들은 범죄자들의 천국이란 말인가?
지문날인반대연대 (http://finger.jinbo.net) 라는 단체의 설명에 따르면, 지문날인 제도의 뿌리는 일제의 만주국 통치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식민통치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루어졌던 지문날인제도를 만주국 군 간부를 지냈던 박정희가 우리나라에 도입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당시에 활발하게 벌어지던 지문날인 반대운동의 취지에 나 또한 적극 공감한지라
열손가락 지문날인을 해야만하는 주민등록증 신규발급을 받지 않았다.
그동안 10년이 지나도록 생활하는데 불편은 전혀 없었다. 여권과 운전면허증만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제 큰 불편을 겪게 되었다.
서구청 민원실에 가서 이사장님의 인감증명서를 대리인으로 발급받으려다 봉변을 당한 것이다.
인감증명을 떼려면 본인은 서명 또는 무인을, 대리인은 무인을 찍어야 한다.
동사무소의 경우 인감발급대장에 무인을 찍으면 되지만, 서구청에는 손으로 쓰는 대장 없이 지문인식스캐너만 비치되어 있었다. 손가락을 대 본들 컴퓨터에서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에러만 뜨더니, 당황한 구청직원 왈, "죄송하지만 저희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 관할 동사무소로 가보셔야 겠습니다."하는 것이다.
위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감증명법에 따르면 대리인은 주민등록증이 없어도 대신할 수 있는 신분증이 있으면 발급에 문제가 없도록 되어 있다. 이 점을 따져묻고, 해명을 해주면 가겠다고 하자 기다리란다. 윗 분들한테 물어봐야 한다고.
한시간이 넘도록 기다린끝에 겨우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구청 직원이 당당한 표정으로 내게 뱉은 말이 인상적이었다. "국민이라면, 주민등록증을 만드는게 상식이 아닌가요?" 그 자리에서는 "나는 좀 생각이 다르다"고 말하고 말았지만, 나야말로 묻고 싶다. "국민의 인권과 개인정보를 소중히 여기는 정부라면,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강제 지문정보 등록제도는 폐기해야 하지않나요?"라고.
간신히 서류는 받았지만, 내가 혈압을 높이는 동안 내 몸뚱아리에서 진행되었을 감가상각과, 잃어버린 1시간은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
말랑말랑하게 코팅된 옛날 주민증은 있었지만, 99년 플라스틱 주민증으로 바뀔 때
만들지 않았다.
주민증을 만들면서 열손가락 지문을 찍고, 이것을 데이터베이스로 등록하는 것은
국가가 공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범죄자를 추적하거나 할 때 지문정보는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은 곧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겠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전 세계에서 모든 국민들에게 강제로 열손가락 지문을 찍게하여 국가전산망에 등록하는 나라는 내가 알기론 우리 나라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이런 제도가 없는 다른 나라들은 범죄자들의 천국이란 말인가?
지문날인반대연대 (http://finger.jinbo.net) 라는 단체의 설명에 따르면, 지문날인 제도의 뿌리는 일제의 만주국 통치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식민통치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루어졌던 지문날인제도를 만주국 군 간부를 지냈던 박정희가 우리나라에 도입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당시에 활발하게 벌어지던 지문날인 반대운동의 취지에 나 또한 적극 공감한지라
열손가락 지문날인을 해야만하는 주민등록증 신규발급을 받지 않았다.
그동안 10년이 지나도록 생활하는데 불편은 전혀 없었다. 여권과 운전면허증만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제 큰 불편을 겪게 되었다.
서구청 민원실에 가서 이사장님의 인감증명서를 대리인으로 발급받으려다 봉변을 당한 것이다.
인감증명을 떼려면 본인은 서명 또는 무인을, 대리인은 무인을 찍어야 한다.
동사무소의 경우 인감발급대장에 무인을 찍으면 되지만, 서구청에는 손으로 쓰는 대장 없이 지문인식스캐너만 비치되어 있었다. 손가락을 대 본들 컴퓨터에서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에러만 뜨더니, 당황한 구청직원 왈, "죄송하지만 저희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 관할 동사무소로 가보셔야 겠습니다."하는 것이다.
위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감증명법에 따르면 대리인은 주민등록증이 없어도 대신할 수 있는 신분증이 있으면 발급에 문제가 없도록 되어 있다. 이 점을 따져묻고, 해명을 해주면 가겠다고 하자 기다리란다. 윗 분들한테 물어봐야 한다고.
한시간이 넘도록 기다린끝에 겨우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구청 직원이 당당한 표정으로 내게 뱉은 말이 인상적이었다. "국민이라면, 주민등록증을 만드는게 상식이 아닌가요?" 그 자리에서는 "나는 좀 생각이 다르다"고 말하고 말았지만, 나야말로 묻고 싶다. "국민의 인권과 개인정보를 소중히 여기는 정부라면,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강제 지문정보 등록제도는 폐기해야 하지않나요?"라고.
간신히 서류는 받았지만, 내가 혈압을 높이는 동안 내 몸뚱아리에서 진행되었을 감가상각과, 잃어버린 1시간은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