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대안
등대생협 변희종 이사
나무72
2009. 8. 3. 14:45
나눔과함께 주관/풀뿌리 부평네트워크 주최 월례강좌에서 광명등대생협 변희종 이사의 강의를 들었다.
강의주제는 광명등대생협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소공동체 생협'.
등대생협은 웰빙 유통조직처럼 변질되어 가는 생협과는 다른 공동체 생협을 지켜나가고 있다.
매장을 만들지 않고, 단독공급을 하지 않는다. 다섯명 정도가 이루는 모둠 '등대'를 통해서만 생활재공급을 하는 방식을 고집스럽게 지켜나간다. 자연스럽게 일주일에 한번 동네사람들끼리 모이게 된다. 참살이의 경험을 서로 나누며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작은 일이라도 함께 의논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운영으로 조합원들은 민주주의를 활동속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변희종이사의 강의 내용은 이미 여러차례 책과 자료를 통해 접해본 적이 있었다.
내가 이날 인상깊었던 것은 변희종 이사님과 주고받았던 대화내용,본 줄기는 아닌 개인신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무실에 찾은 그, 긴소매 개량한복을 입고 있었다. 더워보였다. 냉커피를 권했다. 인스탄트 식품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낮은 목소리로 가방속에서 스텐레스제 컵을 내밀며 찬물을 달라고 했다. 그렇게 사는 이, 기린이나 오미숙도 있지만 지인이라 그렇거니 했다. 이렇게 생각한 바를 일상에서 지켜가는 사람이 여기저기에 많이 있구나, 새삼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입담이 빼어나지도 않은 그의 이야기가 가슴에 깊이 와 닿았던 것은, 그가 남편 이야기를 할 때였다. 처음에 그가 생협에 나서게 되었던 때도 그의 남편이 사업에 실패한 IMF 직후 였단다. 가난하게 십여년을 산 후 요즘 다시 남편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많이 힘들어 한단다. 하루에 한 시간씩 남편과 산책을 하며 이얘기 저얘기 한단다. 남편을 진심으로 지지한단다. 처음만난 수강생들 앞에서 그런 이야기, 높지도 아주 가라앉지도 않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그러나 생기있게 전하던 그.
나, 그렇게 살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