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지

<나는 춤이다>, 김선우

나무72 2009. 5. 21. 01:36
"나는, 우리는, 일상의 일이 된 폭력에 대해 아름다움으로 대처하는 방식을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130쪽)

"아버지의 등은 시각으로가 아니라 후각으로 먼저 감지되는 냄새의 비탈 같은 것이었다." (65쪽)

"예술이 백성들을 깨울 수 있다구요? 예술로 운동하자구요? ...... 사람들 속에 예술의 씨앗 같은게 이미 있는 걸 거예요. 고통을 이길 수 있는 예술을 그이들은 이미 가지고 있었는걸요. ....... 난 정치같은 거, 예술운동 같은 거 몰라요. 난 단지 춤추는 내가 좋아요. 난 이념을 위해 춤추지 않아요.:  (190쪽)

"확실한 건 예술을,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는 아무것도 구원할 수 없다는 거예요. 정말로 아름다운 건, 자유라는 거거든요."

"조국? 이 몸, 이 몸이 내 조국이야. 내 춤이 내 조국이라구!"

"위태롭고 불안한 진화의 역사를 반영하듯이, 인간은 사자처럼 힘센 짧은 목을 갖지도, 기린처럼 중력을 벗어난 긴 목을 갖지도 못했다. 인간의 목은 차안에 남아 아주 가끔씩만 피안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아주 조금만 길다. 목이라는 명명이 따로이 필요할 만큼만. 이 편을 벗어나지도 저편에 닿지도 못하는 상태로 우리의 삶은 오늘에서 내일로 연결된다. 그런 방식으로 목은 머리와 가슴을 연결한다. 이성과 감성, 두뇌와 심장, 자아와 초자아 사이에 위태로운 다리처럼 걸쳐져 있는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