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룬의 예술사〉
헨드리크 빌렘 반 룬 지음·남경태 옮김/들녘·4만원
헨드리크 빌렘 반 룬 지음·남경태 옮김/들녘·4만원
열등감이 문제다. 예술을 즐기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예술사조를 한 두름에 꿰고 각 작품에 대한 비평적 지식을 두루 갖추지 못하면 예술을 즐긴다고 남들 앞에 나설 수 없을 것 같은 공포가 예술의 적이다. 그 공포를 극복하려는 이들에게 <반 룬의 예술사>(원제 The Arts)는 좋은 길라잡이다. 숱한 예술사, 미술사 책이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지은이의 지적 과시욕과 연결돼 있다. 그들의 글을 읽노라면 예술을 이해한다는 일은 고차 방정식을 풀거나 화학 원소표를 암기하는 것과 비슷해진다.
이 책은 다르다. 예컨대 “예술은 부엌에서 시작된다”거나 “훌륭한 예술가들은 미학이론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거나 “기막히게 잘 구워진 오믈렛은 몹시 서툰 벽화보다 낫고, 조그마한 테라코타 인형은 산의 바위를 깎아 만든 건국자의 얼굴보다 더 큰 기쁨을 준다”는 문장을 이어붙이면, 예술에 대한 반 룬의 생각을 얼추 짐작할 수 있다. 예술은 즐기는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삶에 대한 순수한 즐거움, 뭔가 창조할 수 있다는 강렬한 쾌감을 직간접적으로 음미하는 것이다. <더보기-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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