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살의 전업주부 도시코의 남편이 어느날 심장마비로 급사한다. 30여년을 함께 살아오며 그렇게 뜨겁지도,  사이가 나쁘지도 않은 부부사이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도시코는 실은 남편이 자신 모르게 10년간 외도를 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오랜 세월 남편만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왔던 지라 혼자 남겨진 시공간에서 무엇을 결정하기도, 주장하기도, 판단하기도 어렵다.

품안의 자식이라고 생각했던 딸과 아들도 남남같기만 하다. 절친이라고 생각했던 '4총사' 친구 셋에게 조언을 구했으나 각자가 처해 있는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이야기만 한다. 남편이 생전에 나가던 메밀국수 모임에서 만나 하룻밤을 함께 보낸 로맨티스트 남성은 알고보니 바람둥이다. 비슷한 시기에 남편을 잃고 혼자가 된 동년배 여성을 우연히 만나 가슴속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진정한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동의도 구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익명으로 여성지에 투고해버린다.

노년을 앞둔 장년 여성의 홀로서기에 대한 이야기로 읽었다. 산처럼 믿고 의지했던 남편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진 세상, 주인공은 그를 대체하여 믿음을 의탁할 존재를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지만 그런 존재는 없다. 완전한 믿음을 주는 사람을 찾을 수 없다기보다는, 인간은 누구나 완전하지 않아서 불완전한 채로 서로가 함께 부대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게 세상살이라는 것을 서서히 깨달아간다. 그렇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사랑하고 상처받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도 함께.

지금세상에서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59세라는 절묘한 나이의 주인공을 앞세워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삶의 진실일까, 그것이?

서늘하게 아프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게 느꼈다.


다마 모에(양장본 HardCover)
다마 모에(양장본 HardCover)
저자
기리노 나쓰오  | 역자          김수현
출판
황금가지  |  2008.12.26.
페이지수
556 | 사이즈    확인 중
판매가
서적 절판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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