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노 게이치로는 온다리쿠와 함께 요새 관심을 두고 읽기시작한 일본작가다.

동년배인 점에서도 그의 작품에 관심이 간다. 몇 달 전 읽었던 <형태뿐인 사랑>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좋은 작가란 자신만의 독창적인 은유를 많이 가진  / 만들어낼 능력을 지닌 사람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대목들에서.

 

"인간은 바꿀 수 있는 것은 미래뿐이라고 믿고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미래가 과거를 바꾸고 있습니다...... 과거는 그만큼 섬세하고 감지하기 쉬운 것 아닌가요?"   (36쪽)

"고미네 요코라는 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던 인생이라는 건 나한테는 이미 비현실적이예요. 내가 살아 있는 이 현실에는 요코씨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내 곁에 계속 존재해줬으면 좋겠어요.... 요코 씨를 사랑해버린 것이 내 인생의 현실이죠. 요코 씨를 사랑하지않는 나는 이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비현실이에요.:"     (145쪽)

고독이란, 말하자면 이 세계에의 영향력이 결여되었다는 의식이었다. 자신의 존재가 타자에 대해 전혀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 갖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것. 동시대에 대한 수평적인 영향력뿐만 아니라 다음 시대에 대한 시간적이고 수직적인 영향력. 그것이 타자의 존재 어디를 찾아봐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   (155쪽)

행복이란, 매일매일 경험하는 이 세계의 표면에 관해 함께 이야기할 사람의 얼굴이 또렷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198쪽)

그와 마주하면 별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적인 대화가 인생의 기쁨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자주 찾아왔다. 그것은 거의 불가사의하다고 느껴질 만큼 기적같은 일이었다. 이 세상은 그녀 자신이 직접 체험하는 것보다 일단 그에게 경험하게 하고 그의 언어를 통해서 얻는 편이 한층 더 정체를 내뿜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주 조금 비뚤어진 그 섬세함도 점점 이해가 되면서 사랑스럽고 때로는 우습기도 했다. (267쪽)

 

고독의 정의에 깊이 공감이 가는 시절이다.

 

 

 

 

Posted by 나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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